크리스마스 트리 어디에서 기원한 것인가?

2017. 12. 24. 14:55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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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수로 만든 크리스마스트리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때 널리 애용되는 장식품입니다. 사실, 이 나무가 종교적 상징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인류 역사 초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스웨덴 서쪽 해안에 있는 보후슬렌 지방과 인근에 위치한 노르웨이의 외스트폴 주에 가면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지역의 약 5000군데에 달하는 장소에서 7만 5000개가 넘는 암각화 즉 바위그림이 발견되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이 그림 중 상당수가 기원전 1800년에서 기원전 500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나사렛 예수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새겨진 이 독특한 그림들은 당시 사람들의 신앙을 엿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예를 들어, 일부 연구가들은 고대에 가문비나무와 같은 상록수들이 오늘날의 스웨덴과 노르웨이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신성한 상징물로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멀리 북쪽 해안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가문비나무를 바위에 새겼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바위그림이 그려졌던 그리스도 이전 시대에 그 나무들이 매우 독특해 보였기 때문일 수 있다고 일부 학자들은 지적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다른 나무들은 죽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 가문비나무는 일 년 내내 초록 빛깔로 “살아”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신비해 보이는 것도 당연했을 것입니다.

또한 예로부터 세계 전역의 많은 문화권에서 나무는 생명과 생존, 불멸성을 상징해 왔습니다. 그런 이유로 보후슬렌과 외스트폴 지역에서 가문비나무를 흔히 볼 수 있게 되기 여러 세기 전부터 사람들이 바위에 그 나무와 흡사한 모양을 새겨 넣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스웨덴 국가 유산 위원회의 도움으로 출판된 「국경 지방의 바위그림」(Rock Carvings in the Borderlands)이라는 책에서는 이렇게 기술합니다. “바위에 새겨진 나무 그림은 청동기 시대에 스칸디나비아 남부 지역이 유럽 전역과 아시아 여러 지역에 영향을 미치던 광범위한 종교·문화권에 속해 있었음을 보여 준다.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며 생활하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환경에 맞추어 종교와 우주론을 변형시켜 받아들였다. 사람들은 이름은 다르지만 사실상 동일한 신들을 숭배했다.”

보후슬렌 박물관에서 발행한 「바위그림 여행」(The Rock Carving Tour) 책자에서는 그 점을 더욱 자세히 설명합니다. “사람들이 바위그림을 통해 표현하려 했던 것은 일상생활이 아니었다. 그 그림들은 신에게 올리는 일종의 기도와 간청이었을 것이다. ··· 그들의 신앙의 중심에는 끝없는 삶의 순환과 다산, 죽음과 환생이 있었다.”

북유럽에 문자가 도입되기 오래전에 만들어진 이 상징적인 독특한 그림에 관해, 스웨덴 표준 백과사전인 「나쇼날엔쉬클로페딘」은 이렇게 지적합니다. “바위그림들에서 성을 소재로 한 묘사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점은 청동기 시대에 북유럽에서 다산 숭배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는지를 잘 보여 준다.”

상록수와 관련된 관습들은 세계 여러 지역으로 퍼져 나가 사람들의 삶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크리스마스트리에 대해 이렇게 기술합니다. “이교도였던 유럽인들은 흔히 나무를 숭배했는데, 나무 숭배는 그들이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뒤에도 [그들의] 관습 속에 남아 있었다.” 그러한 다양한 의식과 관습 중에는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집 출입구나 집 안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놓는” 것 등이 있었습니다.

영국 왕실은 1841년에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 가문비나무를 장식해 사용했습니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크리스마스트리는 널리 대중화되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세계 곳곳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실제 나무로 만든 것이든 인조 나무로 만든 것이든 크리스마스트리를 찾는 사람들의 수요는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칸디나비아의 바위그림들은 크리스마스트리가 그리스도교에서 기원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묵묵히 증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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