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새로운 지적 생명체가 현대의 동물을 복원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말

거미원숭이

두꺼비

독수리

(깃털이 남지 않아 매끈한 동물로 복원됨)

코뿔새

고니

(날카로운 팔로 먹이를 먹는 동물로 복원됨)

뱀

(발이 달린 도마뱀의 친척으로 복원됨)

바다소

(육상 동물로 복원됨)

코끼리

(코가 있던 자리는 그냥 혹으로, 귀도 작은 동물로 복원됨)

하마

(무시무시한 육식동물로 복원됨)

코뿔소

(코의 뿔이 화석으로 남지 않고, 척추를 돛처럼 복원함)

비비

향유고래

(지방층을 확인할 수 없어 기괴한 동물로 복원됨)

북극고래

(포유류가 아닌, 어류로 복원됨)

소

(날렵한 동물로 복원됨)

오늘날 생명체를 기괴한 모습으로 복원해 놓은, 위 그림의 출처는...

스콧 하트만이 골격 고증을 맡고,

존 콘웨이, 대런 내시, 코세멘 3명의 학자들이 글을 쓴 All Yesterdays라는 책이야.

지금까지 알려졌던 고생물들의 생태는 기본, 기존 복원의 틀을 깨는 새로운 복원이 담겨 있지.

그리고 현재의 고생물 복원의 한계를 지적하고, 비판하기도 해.

저자들은 '과거, 현재의 복원 모두 완벽할 수는 없고, 다만 최대한 지구의 생명체에 가깝게 복원하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 방법' 이라 밝혔지.

책의 후반부는 '미래의 지적 생명체가 현대의 동물을 복원한다면 어떤 모습일까?'도 담겨 있어.

하지만 위 내용이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현재 고생물 복원은 다 믿을 수 없다'

'공룡 복원도와 실제는 전~혀 달랐을 거야'

'깃털도 풍성하게 달고 봐야지'

'어룡도 실제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겠네'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 ㅠㅠ.

그렇다면, 과연 사람들의 생각처럼 현재 복원도가 그렇게 믿을 수 없을 수준인 걸까?

답은 '그 정도는 아니다'야.

저런 괴상한 복원도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니, 저런 독특한 모습이었을 수도 있다' 정도지. '지금의 복원도는 다 틀렸고 가짜다', 이런 게 아니야.

사실 이 All Yesterdays 의 주 내용은 저런 괴물 같은 그림들이 아니었어. 저자들은 영화에 나오는 괴수가 아닌, 지구의 구성원, 그저 야생 동물로서의 공룡을 알렸을 뿐이야.

트리케라톱스

프시타코사우루스 등에서 퀼(단백질 구조물, 사진 속 깃털 비슷한 것)이 발견됨을 기반으로 한 복원도.

라엘리나사우라

몸길이의 70프로가 넘는 긴 꼬리와 당시 기후 등을 기반으로 한 복원도.

물론 말 그대로 '저런 괴상한 모습이었을 수도 있다' 정도지, 저게 맞는 복원인지는...

참고로 내 개인적인 의견은 '쟤네 꼬리는 북극 여우처럼 몸을 감싸는 용도로 썼다'야.

책에 있는 공룡 복원을 보자.

스테고사우루스

'골판 때문에 정상적인 짝짓기가 불가능 했을거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그림.

맥처럼 긴 성기를 가졌을 거다 이거임.

다른 종에게 저러는 건 발정기 코끼리가 코뿔소에게 하는 행위에서...

테리지노사우루스

몸 전체가 긴 털로 덮인 모습이야.

위처럼 괴상한 모습의 복원도도 있지만, 이 책의 주 내용은 '당시 공룡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야.

매일 싸우고, 죽이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먹고 쉬고 자는 모습 말이야.

주 먹이였던 캄프토사우루스와 평화롭게 있는 알로사우루스.

육식 공룡이 영화에 나오는 '무조건 달려들어 죽이는 킬링머신'이 아니라 배부르면 자고,

평화롭게 휴식을 취하는 '동물'임을 나타내는 그림이야.

위 티라노사우루스의 자는 모습도 마찬가지.

대부분 사람들이 티라노사우루스 하면 떠올리는 건 아마 '쥬라기 공원의 그 모습'일거야.

하지만 실제 티렉스가 그랬을 확률은 제로야.

티라노사우루스는 지구 역사상 최고의 포식자였어. 그런 바보가 아니라.

이들이 미치지 않고 서야 먹이에게 다가가기 전 포효하진 않았을 거야.

은밀한 이동은 모든 포식자들의 기본이야.

 

그리고 이들은 당시 최상위 포식자였어. 이들을 위협할 게 없었다는 뜻이지.

아마 하루의 대부분을 늘어지게 잠만 잤을 거야.

말 그대로 왕처럼 군림하고 살았을 거라는 거지.

추가로, 현대의 공룡을 비롯한 고생물 복원의 수준은 높은 편이야.

멜라노좀을 분석해 공룡의 색을 알아내고, 여러 화석 등의 발견으로 피부는 물론 타 연조직도 훌륭하게 찾아냈지.

계통 분류학의 발달로 인해 근연종의 화석을 토대로 적어도 '골격' 복원의 정확도는 높아졌어.

물론 대부분의 공룡이 단편적인 뼈 화석 뿐임을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은 멀어.

하지만, 적어도 유명한 공룡들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현대의 복원과 실제가 완전 딴판은 아닐 거야.

서식 환경, 식성에 따라 동물의 색을 설정하는 건 기본이고,

(평야의 포식자 동물이 화려한 색을 가졌을 가능성은 적음, 정글의 포식자는 주위에 녹아드는 색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음)

골격을 기본으로 근육을 붙이고

(부착점 등을 면밀히 따져 하는 작업이라 정확도는 높음)

그 위에 살을 입히고 색을 칠하는데

(피부 화석을 기반, 위에서 서술한 내용처럼 색을 추정)

위처럼 진짜 '오랜 연구' 끝에 모습을 추정하기 때문이야.

(땅 위를 다니는 조류를 참고해 복원한 티렉스의 발. 발톱이 닳아있다.)

깃털을 비롯한 전신 화석, 게다가 깃털의 색까지 밝혀낸 미크로랍토르같은 공룡의 복원은 실제와 거의 차이가 없었을 거야.

복원도라는게 과학자들이 그냥 자기 멋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오랜 연구 끝에 나오는 '결과'인 만큼 마냥 무시할 수준은 아니라는 거지.

지금까지

미래의 새로운 지적 생명체가 현대의 동물을 복원한다면?

에 대한 내용과

All Yesterdays에서 진짜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에 대해 알아봤어.

과거의 복원도, 현재의 복원도 모두 정확할 수는 없어.

실제와 '약간의' 차이라도 존재하겠지.

하지만 학자들은 오늘도 '실제와 가장 가까운' 공룡의 모습을 위해...

밥도 굶어가며 연구를 하고 있어.

비판은 그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나서 해도 되지 않을까?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의 생각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기대를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