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목수가 모기를 잡는 방법

2018. 6. 25. 17:38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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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부터 11월까지... 정말 추워서 손을 호호불기 전까지는 모기가 뭅니다...

그것도 어어어어어엄청 뭅니다.

파리는 요술주머니(진짜 개짱임)로 완벽 퇴치가 되는데... 모기는 1도 못잡더군요..

작년까지 모기에 헌납한 피는 아마도 서말 서되쯤(?)....

하여튼 손뼉치기로 모기를 잡다가.. 도저히 이런 식으로는 안 되겠다.....

선풍기를 틀어놓고 작업해도 어느새 사각으로 다가와 무는 모기들을....

어떻게 하면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잡아죽일(분노!!!)수 있을까...

 

구글은 신이니까 여쭤보니 모기가 좋아하는 빛(파장)이 있고,

모기는 이산화탄소를 좋아한다는 답변을 내려주셨습니다.

일단 이산화탄소발생기를 생각해보니...

발효를 해야할 것 같은데.. 하며 접어둡니다.... 잘못하면 썩으니.. 

그래서 일단 시작해봅니다.


일단 그림을 그려봅니다.. 그림이라고 하기엔 좀 민망하지만....

만드는 재주는 주셨으되, 그리는 재주는 주시지 않으셨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공방을 뒤져 재료들을 찾아봅니다.. 있는건 쓰고 없는건 철물점가서 사옵니다.

양파자루는 철물점 사장님께서 기부해주셨습니다... 

 

5인치 쿨링펜... 속도 조절기, 아답터, 모기가 그렇게 좋아한다는 파장을 내주는

전구와 소켓, 플러그.. 전선... 뭐 왠만한건 공방에 다 있더군요...

양파자루가 없어서.. 구걸한 것은 비밀입니다...


누군가 버린 컴퓨터에서 뜯어뒀던 쿨링펜입니다.

ㅋㅋㅋ 이렇게 써먹을 날이 올 줄 알았습니다.

정말 게으르고 귀찮아서 이런거 잘 안 하는데..

무슨 변덕인지 두고 싶더니... 이런 날이 오는군요.. 호호


전구와 소켓은 샀습니다. 속도조절기인데, 저건 어디에서 난건지 모르겠네요...

잡동사니 서랍에 하나 있더군요.. 일단 달아줍니다. 

 

이제부터 뚝딱뚝딱... 슝슝슝 드륵드륵.. 쿠엑쿠엑.. 촤라ㅏ라라라라라라라... 하고 짠~


네 만드는 과정에 사진을 하나도 안 찍었습니다...

일단 일을 시작하면.. 딴걸 못하네요..

동시에 두개 못하는 사나이 인증이랄까나... 허허


프레임은 공방에 굴러다니는 12T 싸구려 합판을 촥촥 잘라서 쇽쇽 본드 칠하고 톽톽 타카쳐서 만들었습니다.

허허 뭔가 엄청난 것 같은...


그리고 짜잔 걸어줍니다... 전구의 색깔이 참으로 아름답군요...

저 아름다움으로 모기를 유혹하나봅니다. (홍등가 색 아닌게 다행... ㅋ)

 

바닥에 까만 것들은 들깨 알입니다....

철물점 사장님(아주머니)께서 들깨를 담으셨던 자루였나 봅니다.....

일단 냄새는 고소....

 

그리고 대망의 첫날!!



걸어 놓고 퇴근할 때 되니 모기가 몇 마리 잡혀 있네요.. 캬캬캬캬캬캬캬캬캬


무려 갤럭시 노트2로 찍은 사진이라 화질이 구린건 양해해주세요...

어떻겐가 얻은 꽁폰 최저가로 쓰고 사는 가난한 목수의 삶과는 대조적으로...


며칠 후 DSLR로 찍으니 우왕ㅋ 화질 굿~ ........ 보다 모기가 엄청 잡혔네요...

일단 들어가면 못나옵니다.

바람이 계속 불어서 말려 죽이는 원리죠....

램프 주변에 깐족대던 모기들이 곧잘 빨려들어갑니다. 핫핫....


오전엔 별로 없어도 오후엔 정말 모기 때문에 작업을 못할 정도였는데...

기존보다 1/10 정도로 모기가 줄었네요...

문열어 놓고 작업하면 땅거미 질 무렵이면 다시 모기가 들어오는데..

이놈들이 퇴근 후 밤 사이 모두 양파자루에서 정모하고 계십니다. 흐흐흐

 

그냥 하루 종일 틀어두고 있네요.

이렇게 글 쓸 때도 엄청 모기 달라드는데, 거의 없어졌어요.

재료비는... 한 만원 든 것 같네요...

있던거 쓴거 생각하면 만원은 더 들었어도 삼만원은 절대 넘지 않을 것 같고요..

 

이제 이산화탄소 발생장치를 만들어서 전구 주변에 이산화탄소를 뿌려주면

모기가 냄새 맡고 더욱더 가열차게 달려들겠죠...

 

이산화탄소 발생장치까지 만들면 다시 한 번 후기 올리겠습니다.

 

올 여름은 쾌적하게 작업하겠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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